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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적 이상/일기

[230420] 살아가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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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앞을 보지만 뒤를 생각한다' 대학교 선배의 상태메시지였다.

 

이십대 초반, 국문학도였던 나는 문장에 반했다. 고난이 있을 때마다 문장을 떠올리며 나 자신에게 위로를 건냈다.

 

나중에야 알았지만 어느 판타지 소설의 내용이었다.


2023년은 상급종합병원 행정직. 고연봉을 포기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게 된 해이다. 올해까지 장기렌트중인 승용차의 인수금을 마련해야한다. 전세계약이 만료되는 해이기도 하다.

 

그래서 새해 목표는 '앞을 보고 뒤를 생각하면서 잘 버텨보자'였다.


쉽지가 않다.

 

며칠 전, 일 중에 그날따라 새삼스럽게 전화가 왔다. 가족 중 누군가에게 큰 일이 생겼다는 내용이었다.

 

속이 쓰렸다. 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.

 

그럼에도 힘들어할 우리 가족들이 걱정돼서 그 다음날에는 본가 근처에 머물며 근무를 했다. 퇴근 후 찾아간 본가에는 아무도 없었다.

 

냉장고에 맥주 몇 캔 채워놓고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왔다.


침대에 누워 문득 윤하가 부른 '스물다섯, 스물하나'이라는 노래에 눈가가 뜨거워졌다.

 

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
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
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
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
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
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, 스물하나

그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
아직도 나의 손에 잡힐 듯 그런 듯해
부서지는 햇살 속에 너와 내가 있어
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지
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오네
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 날의 너와 나

너의 목소리도 너의 눈동자도
애틋하던 너의 체온마저도
기억해내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데
흩어지는 널 붙잡을 수 없어

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
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
그때는 아직 네가 아름다운 걸
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

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오네
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, 스물하나
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오네
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 날의 너와 나

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, 스물하나
스물다섯, 스물하나

 

영상에 달린 댓글이 내 마음이었다.

 

1. 나의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

2. 기억에 남는 나의 사람들

3. 이제는 추억속에만 존재하는 사람들

 

무엇에 대입해도 이야기가 됐다.

 

내가 아니어도, 우리 가족들에게도 이런 순간들이 있었겠지.

 

그냥 좀 힘들어서 주저리 주저리 써봤는데 마무리가 안되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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